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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신(七星神)(1)
강남천자국 송피고을 짓너븐밭에 장설용과 송설용이 살았다.
열다섯에 예문예장 갖추어 혼례를 지냈는데 나이 오십이 되도록 자식이 없어 잘 아는 점쟁이에게 문점하니 절에 수룩(제사)을 드릴 게 아니라 칠성단을 만들어 칠성제를 지내야 된다고 하는 게 아닌가.
집으로 돌아온 장설룡과 송설룡은 장독대 뒤에 칠성단을 만들고 밥도 일곱 사발, 떡도 일곱 쟁반, 미녕(천)도 일곱 벌, 불도 일곱 개를 켜고 잔도 일곱 개를 올려 칠월칠석날까지 일주일간 기도를 했다.
칠석날 아침에는 북두칠성의 일곱 성군이 내려왔다.
원성군 목성군 계성군 명성군 복성군 연성군 여섯 성군은 다 내려와 상을 받았는데 네째 동성군은 늦게 도착했다.
동성군은 재주가 좋아도 천상에서 죄를 지어 인간에 유배를 왔는데 사람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날이 저물어 갈 녘에 마당에 내려서서 천기운간을 집어보니 여섯 성군이 모두 강남천자국 송핏골 짓너븐밭 장씨와 송씨 집으로 가려고 하는게 보였다.
동성군은 아이들을 모두 일찍 돌려보내고 청색도포에 의복을 차려 입고 떠날 채비를 했다.
아이들이 모두 기뻐하여 돌아갔는데 똑똑한 수제자 하나가 몰래 숨어 동성군을 따라 왔다.
동성군이 늦게 도착해보니 여섯 성군은 모두 대접을 받고 문을 나오고 있었다.
늦게 들어간 동성군은 대접을 못 받고 솔내송[떡] 두 덩어리만 주머니속에 숨겨가지고 나왔다.
좇아온 수제자는 대문앞 팽나무 위에서 동성군이 하는 양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다.
일곱 성군이 나와서 의논을 했다.
『남의 것을 공짜로 먹으면 목에 걸리는 법이고 남의 옷을 공으로 입으면 등이 시려운 법입니다. 장씨 송씨가 우리를 잘 대접했으니 어떻게 치사하면 좋겠습니까』
『나는 천하명산 명(命)이나 길게 해 주리다』 첫째 성군이 말했다.
『난 지하복상 복이나 재여주어야 겠소』 둘째 성군이 뒤를 이어 말했다.
세째 성군은 『생불꽃을 내어 자식을 선물하겠소』하고 약속했다.
네째 성군이 말했다.
『난 맨 나중에 상을 받았으니 끝에 말하겠소』
『난 천황[하늘]으로부터 오는 액을 막아주겠소』 다섯째가 말했다.
여섯째는 『지황[땅]으로부터 오는 액을 막아주겠소』하도 덧붙였다.
『나는 인황[사람]으로부터 오는 액을 다 막아주리다』 일곱째 성군이 이었다.
마지막으로 동성군이 말했다.
『난 갈 때 저것들 봉사나 만들어 주고 가겠소』
『아이고 그런 말이 어디 있습니까』 다른 성군들이 펄쩍 뛰었다.
『내가 생각이 있으니 나중에 알게 될 것이요』 일곱성군은 모두 강남천자국을 떠나 하늘로 올라갔다.
동성군이 다음날 제자를 모아놓고 글을 가르치는데 수제자가 말했다.
『선생님 어젯밤에 어데 갔다 오셨습니까』
『강남천자국에 제사상 받으러 갔다왔다』
『상은 받으셨습니까』
『받았다』
『늦게 가서 상은 못받았잖습니까』
옳은 것을 가르쳐야 할 스승이 떡을 훔친데다 거짓말까지 했으니 안 될 일이었다.
『네 놈이 따라 오지 말라고 했더니 따라 와서 다 봤구나. 괘씸한 녀석 왜 따라 왔느냐』
『선생님 가시다가 도적이나 만날까 걱정이 돼서 따라 갔습니다』
『가서 무엇을 봤느냐』
『떡 두개를 주머니에 담고 오는 걸 봤습니다』
『좋다. 그러면 내 옷을 입고 가서 이 떡을 돌려주고 오너라』
수제자가 칼내송 송내송 떡 두 개를 가지고 송피고을로 가 보니 장설룡의 집에는 금줄이 쳐 있었다.
금줄 아래로 들어 가서 『먹을 것 좀 주시오』하고 소리를 질렀다.
하인 수장남이 나오더니 대뜸 욕부터 했다.
『식사시간이 지났으니 걸인은 나가시오』
『어제밤 제사를 지낸 것 같은데 퇴물이라도 좀 주시오』
『아무 것도 없어』
수장남과 수제자가 서로 화가 나서 말대꾸를 하다가 싸움으로 번졌다.
마당이 시끄러워지자 장설룡내외가 나왔다.
『주인님네 뭐 잃어버린 거나 없소』 수제자가 말했다.
『솔내송 칼내송을 잃었소』
『이거나 아닙니까』
수제자가 손 위에 떡을 두 개 꺼내놓으니 장설룡이 그것을 보고 호통을 쳤다.
『네 놈이 바로 도둑놈이구나. 이 놈을 잡아라』
고마워 해야 할 주인이 오히려 화를 내니 수제자도 화가 나서 떡으로 장설룡내외를 맞혀버리고 도망쳤다.
떡에 눈을 맞은 장설룡 송설룡 내외는 봉사가 돼 버렸다.
이틀 후에 나라가 뒤집어 지는 병란이 일어났다.
장씨와 송씨의 씨를 멸족시키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군사들이 장설룡의 집으로 몰려왔다.
『이 놈들 벼슬살 때 남의 돈도 많이 털어 먹었으니 배나 밟아버리고 가자』
들어와보니 두 내외는 봉사가 되고 몸에는 물비리·강비리 허물이 흉하게 나서 살 것 같지가 않았다.
『그냥 두어도 굶어죽겠구나』
다행히 두 내외는 목숨만은 건지게 됐다.
『우리가 정성을 잘못하여 그 죄로 봉사가 됐지만 죽지않고 살아있는 것 만은 성군님네 덕이로구나』
내외는 고마운 마음에서 다시 칠성제를 지냈다.
이번에는 일곱성군들이 다 약속한 대로 복을 내려줬다.
두 내외는 눈을 떴다.
송설룡부인은 아기를 배어 삼천궁녀가 부럽지 않은 미색 딸을 낳았다.

미니해설
여기에서 소개되는 것은 본향당신으로서의 뱀신이 아니라 재물을 수호하는 일반신으로서의 뱀신, 「칠성(七星)」이다. 흔히 「안칠성」, 「밧(밖)칠성」으로 불리는 이 신은 북두칠성의 신과 어느 정도 동일시 되고 있다.
그것은 신의 호칭을 「북두칠성」에서 그대로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다.
「칠성신」들은 북두칠성의 신들인 칠원성군이 점지해 준 딸과 중(僧)의 간음으로 태어난다.
북두칠성에 대한 옛 신앙이 불교의 영향을 받아 이같이 변질됐다는 해석이 담겨 있다.
또 흥미로운 것은 구전자들이 뱀신의 조상으로 용(龍)을 설정하고 있는 점이다.
이것은 주인공의 부모의 이름이 장설룡(張契龍)·송설룡(宋契龍)인 데서 알 수 있다.
구전자들은 뱀신에 대한 신앙이 용에 대한 신앙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용은 주지하다시피 기우제의 대상이며 비를 내림으로써 곡식을 풍요롭게 해 부를 일궈준다.
비와 부(富), 수명장수는 북두칠성의 신과 용신, 뱀신이 공유하고 있는 신성(神性)이다.
중국(中國)의 용에 대한 신앙과 육지의 북두칠성에 대한 신앙, 제주(濟州)의 사신(蛇神)신앙이 일관된 맥락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용(뱀)에 대한 신앙은 세계의 고대 신앙유적에서 가장 확연히 찾아볼 수 있는 신앙형태중 하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농경사회에는 골고루 분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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