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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신들 <3>
다섯째 동백자하로산[한라산(漢拏山)]도는 중문(中文)위쪽으로 돌아다니다가 색달(穡達)리 지경으로 내려와 이 마을 「오로코미」동산에 앉았다.
지나가던 김(金)씨호방과 형방등 3명이 하로산도를 발견하고 백보 앞에 엎드려서 색달(穡達)리의 수호신으로 모셔갔다.
이 하로산도는 이 마을 산혈·물혈을 잡고 낳는 날 생산(生産)문서 차지, 죽는 날 물고(物故)문서 차지, 호적·장적(帳籍)을 차지하여 토지관(土地官)으로 들어섰다.
이 신은 천근이 나가는 활과 백근짜리 화살을 들고 팔에는 범의 가죽으로 팔찌를 하고 있었다.
활을 들어 동쪽으로 쏘면 동쪽의 액(厄)이 다 제압되고 서쪽으로 쏘면 서쪽의 액, 남·북쪽으로 쏘면 남·북쪽의 액이 다 제압됐다.
동백자하로산도는 족다리 대서부인과의 사이에 일곱 딸을 낳았다.
큰 딸은 난드르[대평(大坪)리]의 신 「당밭몰리 일레중조」가 됐으며 둘째는 상열리[상예(上猊)리]의 「망밭중조」, 셋째는 거문질[사계(沙溪)리]의 「청밭할망」, 넷째는 「번내왓」[화순(和順)리]의 「원당밭 일레중조」, 다섯째는 통천리[감산(柑山)리]의 「도고새미 일레중조」, 여섯째는 창천(倉川)리의 「닥밭할망 일레중조」, 일곱째는 예래(猊來)동 「전신당 일레중조」로 중문·안덕(中文·安德)일대 각 마을의 여신이 됐다.
남원(南元)읍 예촌[신례·하례(新禮·下禮)리]의 수호신도 하로산도였다.
이 하로산도는 강남천자국의 도원수와 칠오름 도이병서도와 세 신이 같이 마을을 수호했다.
세 신이 마을을 차지하고 있는데 다른 하로산도인 조노기보름웃도가 예촌으로 왔다.
통성명을 하고 보니 조노기보름웃도가 나이가 많았지만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 우리 바둑으로 위·아래를 가리자』
예촌의 하로산도는 바둑도 수가 아래였지만 다른 신들의 훈수를 들어 조노기보름웃도를 이겼다.
바둑에 진 조노기보름웃도는 아래로 내려가 보목(甫木)리의 수호신이 되었다.
세 신은 바둑두기를 좋아했다.
바둑을 두다가 지나가던 박(朴)씨를 발견하여 매해 자신들에게 정기제의를 지내도록 했다.
박(朴)씨가 굿을 하고 있는데 허(許)좌수 허자백이가 말을 타고 당옆을 지나갔다.
말이 갑자기 발을 절더니 쓰러져 죽어버렸다.
『이게 웬 일이냐』
『이 당(堂)은 영기가 세어 굿을 할 때 말을 타고 당앞을 지나가다가는 말이 발을 절게 돼 있는 당입니다』
『말고기 못먹어 죽은 귀신이로구나』
허좌수는 죽은 말을 잡아놓고 굿을 하도록 했다.
굿이 무르익어가자 큰 뱀이 나타났다.
칼을 들어 머리를 치자 파란색 비둘기로 변해 날아갔다.
허좌수는 그 후 호근(好近)동의 집에 가서 살다가 정의(旌義)고을의 좌수벼슬을 했다. 하루는 밤중에 하인이 일어나
『목사가 서쪽으로 순력을 오는 것 같으니 어서 마중을 나가십시오』하고 말했다.
얼떨결에 말을 타고 마중을 하는데 호근(好近)동경까지 가니 군막이 쳐 있는게 보였다.
멀리 엎드려 문안을 하는데
『나는 김녕본향신이다』
『나는 광정당 본향신이다』
『나는 예촌본향신이다』하는 소리가 우뢰같이 들렸다.
세 신이 목사의 행차를 하고 원수를 갚으러 나타난 것이다.
허좌수는 혼절을 하여 쓰러졌다.
뒷날 호근(好近)동의 주민이 피가 낭자하여 쓰러진 허좌수를 발견하여 깨웠다.
눈을 떠보니 군막도 없어지고 목사도 보이지 않았다.
이때부터 허좌수의 자손들은 모두 목숨을 잃고 집안이 기울어 갔다.
아이를 나무그늘에 뉘여놓고 밭에 김을 매던 허좌수의 며느리는 낮이 다 돼도 아이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여 가보니 아기의 목으로 뱀이 들어가 죽어 있었다.
그 후로 마을에서는 허좌수의 원혼이 드리울까 두려워 당에서 굿을 할 때는 같이 상을 놓아 위하고 남원(南元)읍 위미(爲美)리에서는 허좌수가 거드름을 떨며 마을로 들어오는 장면을 재현한 「허좌수놀이」를 하고 있다.
서귀포(西歸浦)시 색달(穡達)동, 상·하예(上·下猊)동, 남원(南元)읍 남원(南元)·위미(爲美)·하례(下禮)리가 모두 이 신들을 섬기고 있다.
한편 바둑에 진 조노기보름웃도는 토평(吐坪)리 신중(神)부인에게 내려와 보니 부인에게서 종경내(지린내)가 났다.
『무슨 일로 종경내가 나느냐』
『소변을 보러갔다가 돼지고기가 먹고 싶어서 돼지 간을 내어 먹었더니니 「먹은 간 씬 간」정신이 없더니 종경내가 납니다』
『부정한 여편이구나. 너는 부정하니 토평(吐坪) 「막동골」로 좌정해라』
조노기보름웃도는 보목(甫木)동에서 새금상따님아기를 작은 부인으로 삼았다.
이 부인은 욕심이 세어 아름 가득 금책(金冊)에 붓과 벼룻돌을 잔뜩 가지고 이 마을의 상·중·하단골[신앙민]의 호적·물고를 차지했다.

미니해설
한라산신들의 서열은 구전자에 따라 다르다.
1천년이상 내려 온 전설이니 앞뒤가 일부 바뀌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게 보인다.
한라산 동쪽(또는 서쪽)등성이에서 솟아났다는 이 신들은 큰 형이 성산(城山)읍 수산(水産)리 수호신이라는 것 밖에 일치하지 않고 있으며 둘째부터 서열이 섞이거나 탈락, 또는 추가된다.
신당의 탄압으로 인해 제의가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사제인 심방의 사망 또는 교체로 인한 신화의 혼돈이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색달(穡達)리의 한라산신은 본에 따라 다섯째라고도 하고 여섯째라고도 한다.
또 남원(南元)읍 「예촌」의 한라산신은 본에 따라 전혀 나와있지 않은가 하면 일부 본에서는 셋째라고도 한다.
여기에서는 신들이 허좌수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남원(南元)읍 위미(爲美)리에서 전하는 신화에는 이곳의 하로산도가 허좌수를 활로 쏘아 죽인 것으로 돼 있다.
두 신화가 전혀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동일한 역사적 사실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朝鮮)시대 「신당탄압」의 역사가 신화에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벼슬아치가 신들을 못이겨 죽었다』거나 또는 『신들을 죽였지만 결국에는 복수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함으로 민간신앙 탄압에 대한 자신들의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노기신의 일화중 여인의 몸에서 『「종경내」가 난다』고 하는 것은 간음등 「부정」의 상징이다.
남신들은 흔히 이를 빌미로 큰 부인들을 몰아내고 첩[둘째 부인]을 거느린다음 자신이 전권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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