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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高)전적 <2>

미니해설
그리스·로마나 서구의 신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웅들은 화려한 무공과 업적을 자랑한다.
그러나 제주도(濟州道)신화의 주인공들은 땅을 잘 보는 지관이거나 병을 잘 고치는 의사이거나 미래를 예언하는 점장이이다.
서구의 신화의 주인공들이 지배계층의 무용담과 힘을 대변하는 존재들이라면 고전적(高典籍)·월계 진좌수·문곡성과 같은 제주(濟州)의 주인공들은 피지배계층, 즉 민중의 영웅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서자출신이거나, 고작 좌수의 대우를 받거나, 시골의 현감을 지낸 인물들이다.
세 인물이 모두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었으나 제대로 대우를 받지도 못했다.
그러나 정작 민중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들 힘없는 영웅들이었다.
약탈당하고 수난을 겪어 온 민중의 역사에 있어서 힘 세고 강한 자는 숭배의 대상이 되지도 인구에 회자되지도 못했던 것 같다.
죽어서 묻힐 자리를 봐주는 지관, 죽을 병도 고쳐주는 의원, 불안한 미래를 예고해주는 점장이야말로 서민들의 욕구와 고충을 달래주는 해결사가 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양반계층과 욕심많은 사람들을 우롱하는 이야기도 끼어있는 이같은 소박한 「무용담」들 속에는 그러므로 부조리한 사회와 지배계층에 대한 신랄한 풍자까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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