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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0석 민주당이 속히 검찰을 제압해야 된다]

 Choi Dongwook
19시간  ·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전교조 소속이지만 합리적인 편임”

앞은 윤석열 검찰의 판사사찰 문건 내용 중 하나이고, 뒤는 전보 발령된 교사에 대한 전임지 교장의 메시지 중 하나이다.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와 전교조 소속 교사를 비합리적이라는 부정적 전제를 깔고 바라보는 시선이 똑같다.

내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교사들 네 명이 모 학교에 부임해서 학교 안내 서류를 받았는데 그 중 한 명의 것에 자신들의 사적 정보가 볼펜으로 적힌 종이 한 장이 끼워있었다.

“이00. 독신, 맡은 일을 분명히 하나 신경질적”

“차00.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함”

“정00. 전교조 소속이지만 합리적인 편임”

“김00. 말만 많고 매사에 비협조적임”

2월 말 발령이 나면 보통 교장들이 인사 이동하는 교사들의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야 다 아는 비밀인데, 문제는 교장 자필 문서가 ‘이00. 독신, 맡은 일을 분명히 하나 신경질적’으로 평가된 교사의 서류에 끼어있었던 것. 교장들이 주고받은 교사들 사적 정보가 당사자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해당교사들이 항의하자 부임학교 교장은 ‘나는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었을 뿐’이라고 했고, 전임학교 교장은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이라고 버텼다.

그러나 문제가 확산될 조짐이 보이자 양쪽 교장들이 손을 들었다. 먼저 부임학교 교장이 사과했고, 해당교사들이 모두 전임학교 전체직원회에 참석한 상태에서 전임학교 교장이 사과했다.

“일생일대의 잘못을 저질렀다. 교직은 물론 내 삶 전체에서 가장 큰 실수였다. 부임지에서 선생님들에 대하여 선입견을 가지고 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용서를 빈다.”

정말 반성한 것인지 일이 커지는 것이 두려웠는지 모르겠으나 진정성 있어보였다. 이 일은 교장들끼리 사적으로 주고받은 메모를 들킨 사건이라 해당교사들의 이해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그런데 검찰조직이 총장 승인 하에 판사를 뒷조사한 문서를 관련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관례라고 우긴다. ‘배 째라’는 것이다.  

사찰문건에는 “휴일당직 전날 술을 마시고 다음날 늦게 일어나 당직법관으로서 영장심문기일에 불출석, 언론에서 보도”라고 되어있지만 당시 법원의 발표는 당직 판사의 무단결근 원인이 ‘몸이 안 좋아서’였고 모든 언론에도 그렇게 보도되었다. 불법사찰이 아니고는 알 수 없는 내용이고 해당 판사에게는 치욕이다.

“공판준비기일 당시 단호한 쟁점정리 등 그립감이 센 모습을 보였으나 정작 피고인(양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들이 출석하는 정식공판기일이 되자 당황하는 듯한 기색과 함께 피고인 측의 무리하고 비상식적인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소극적인 태도를 보임”

“여론이나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음”

“보여주기 식 진행을 원함”

“존재감 없음”

언급된 판사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불문가지다.

윤석열 대검이 조직적으로 이런 문서를 돌려놓고 공소유지를 위한 참고용 자료라고 한다. 공소유지는 증거와 논리로 하는 것이다. 판사 모욕주기 겁주기는 박정희 유신 정권의 개가 된 검찰이 양심적 판사들에게 하던 짓이다. 윤석열 검찰이 똑같은 짓을 하면서 공소유지를 위한 것이라고 한다.

박정희 때는 정권의 개로서 양심적 판사들을 능멸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권력이 되어 판사들을 깔아뭉개고 있다. 사법시험으로 쟁취한 권력이니 자신들 것으로 여긴다. 개돼지 국민이 권력의 주인일 수는 없다고 믿는다. 그래서 문민통제를 ‘배 째’라며 거부한다.

병든 검찰을 수술대에 올려 ‘배 째’고 개혁에 저항하는 암세포를 들어낼 때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 마침 실력 있는 암수술 전문의사가 있으니 행운이다. 워낙 덩치가 커서 마취약이 잘 안 듣나보다. 180석 민주당이 속히 검찰을 제압해야 된다.

* 윤석열, ‘공소유지’가 ‘공소yuji’로 보이지는 않는가? 나는 쥴리여사의 논문에 나오는 ‘member yuji’의 ‘yuji’가 떠오르는군. 나 같은 잡놈들은 쥴리여사를 불경스럽게도 ‘yuji여사’로 부르기도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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