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8/31/17:00 ‘故 고상돈 산악인 에베레스트산 등정 20주년 유품전’
에베레스트 등정 20주년을 기념해 고인이 사용했던 등산 장비와 등반 과정등을 담은 유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양재박)이 고인의 에베레스트 등정 20주년을 기념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제54회 특별전‘故 고상돈 산악인 에베레스트산 등정 20주년 유품전’을 마련한다.
오는 9월 1일부터 30일까지 박물관 특별 전시실에서 일반에 공개되는 이 전시회에는 77년 9월 15일 한국인으로서는 처음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정복, 태극기를 손에 들로 만세를 부르는 고씨의 모습 등 등정 과정 사진 50점이 나와 당시의 감격의 기쁨을 전해준다.
또 에베레스트 산 정상의 돌·피켓·함마·류마루·설피·아이젠·등산화·등산복·텐트 등 등산 장비 유품 80점 등 총 1백32점의 유품이 선뵌다.
한국인의 자랑스런 기개를 세계로 선양한 고씨는 1948년 제주시에서 출생, 청주상고를 거쳐 청주대를 수료했다.
1965년 충북산악회에 가입을 시작으로 산을 탄 고씨는 특히 겨울 등반에 능해 77년 9월 한국인 최초로,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
포스트·몬순 기간의 등정으로는 세계 세번째라는 기록을 세웠다.
세계 정상 등정의 쾌거를 기념해 등정일인 9월 15일을‘산악인의 날’로 지정하여 기리고 있다.
그는 79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백91m) 원정대 대장으로 참가, 5월 29일 우리나라 최초로 정상을 정복하였으나 하산중 웨스턴 리브 8백m 빙벽에서 추락, 현장에서 숨졌다.
78년에는 네팔 정부 초청으로 세계 에베레스트 등정자 세미나에 참석했고, 78년 7월부터 9월까지 재미동포를 위한 에베레스트 등정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한편 서울제주도민회와 제주산악인회는 지난 80년 국내외 거주 제주도민의 성금으로 한라산 1,100고지에 고씨의 유해를 안장하고, 기념비를 설립했다.
해마다 5월 29일 한라산 1,100고지에선 제주도산악인연맹 주관으로 고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산악인들의 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부 최고 훈장인 청룡장을 받았다.
전시개막은 9월 1일 오후 2시.
<김순자기자>
제민일보 / 등록일 : 97/08/23
97/8/27/23:00 신종 야생蘭 제주서 발견
세계 식물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 야생란(野生蘭)이 제주에서 발견됐다. 사진작가인 李景瑞 (이경서·56 · 제주시 연동)씨는 최근 기존의 방울란과 형태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신종 야생란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이씨와 이 야생란을 감정한 한국식물원장 李永魯(이영로·78)씨는 「제주방울란」이라고 명명했다.
이원장은 『40년동안 제주를 오가면서도 발견하지 못한 신종으로 세계식물학계가 놀랄만한 쾌거』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관찰로 생태보고서를 낸 뒤 서식지보호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원장 등은 제주방울란에 새 학명을 붙여 세계식물학계에 보고할 예정이다.
제주방울란은 한라산 서부지역 해발 2백∼3백m의 저지대에서 자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다년생으로 8월중순에서 9월중순 사이 꽃을 피우는 것으로 드러났다.
꽃은 연초록색을 띠며 한 그루에 꽃대 1개가 솟아나와 7∼15송이를 피운다.
꽃의 형태는 기존 방울란과는 전혀 다르다.
【동아일보 97년8월27일(수) 38면 임재영기자】
97/8/24/22:00 추석절 귀성항공권 확보 이렇게
추석연휴기간 제주를 찾으려는 제주출신 대학생들을 모집한 뒤 왕복 1편의 항공편을 사실상 전세내다시피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주최하는 곳은 서울지역 대학생연합회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아이디어가 지난 95년 처음 실행에 옮겨진 이후 올해가 세번째.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제주로 오는 항공편과 마지막날 서울로 가는 항공편을 확보, 2백여명의 제주출신 대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
이들 학생들은 사전에 서울지역 총학생회를 통해 귀성하려는 학생들을 모집한 뒤 대한항공측에 이에따른 항공편을 요청, 확보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도 2백50명의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대학생 2백50명이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9월13일 오후 제주에 왔다 연휴가 끝나는 17일 오후 이도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林昌憲 濟州지점예약과장은 “연휴 항공권 예약이 어렵다는 것을 감안, 학생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구상해냈다”며 현재 정착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林과장은 또 “앞으로 학생들의 요구만 있다면 도민편의차원에서도 이를 적극 도와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기봉기자>
제주종합정보 / 제민일보 등록일 : 97/08/23
97/8/24/22:00 올추석도 항공권 예약난
특히 이같은 항공권 예약난은 공휴일이 연휴로 이어질 경우 어김없이 번복되고 있는가 하면 주말과 주중없이 예약난이 계속되는 추세여서 도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오는 추석연휴인 경우도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요일인 9월12일에 이어 13일이 토요일이고 14일을 시작으로 17일까지 4일간의 연휴가 이어져 이 기간 항공권 예약은 벌써부터 마무리된 상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예약상황을 보더라도 제주로 들어 오는 항공편이 12일 오후부터 15일까지 사실상 예약이 이미 끝난 상황이다.
제주를 빠져나가는 항공편도 상황은 별다르지 않다.
16일과 17일, 18일까지 예약난이 가중돼 사전에 항공권을 확보하지 못한 귀성객과 관광객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예약난이 이번 추석연휴만이 아니어서 도민들과 관광업계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연휴기간은 말할것도 없고 연중 가족단위 관광객이 주말에 치중돼 금요일 제주도착과 일요일 제주출발 항공편, 그리고 주중에도 학생단체들이 몰리면서 예약난 가중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항공사측은 특별기 투입등을 서두르고 있는 입장이나 김포공항 시간당 운항제한횟수(슬럿) 문제로 대폭적인 투입이 어려운 입장이어서 이번 추석연휴도 이같은 상황은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의 관계자는 “제주의 항공권예약난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앞으로 김포공항 슬럿문제와 제주공항시설 확충이 시급히 선행되지 않는한 이같은 문제는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로 있다.
<李起奉기자>
제주종합정보 / 제민일보 등록일 : 97/08/20
97/8/24/22:00 “납읍초등학교가 살아난다”
납읍리 주민들이 학교살리기운동 차원에서 추진해온 무상임대 다가구주택으로 입주가 시작된 것.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입주행렬은 이달안으로 마무리 될 예정이다.
무상임대 주택에는 19세대가 입주 가능하다.
납읍리에서는 입주가구를 선정하기 위해‘납읍리 다가구주택 관리규정’을 자체적으로 제작, 입주자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선정된 입주자들의 대부분은 외지인이나 다른 마을 출신.
현재 17세대가 주민등록을 옮겨온 것에 따르면, 본적이 납읍리인 출신은 단 1가구에 불과할 정도.
외지인만해도 8세대에 달한다.
출신별로는 경북 3, 전남 2, 서울 2, 경기 1세대 등이다.
17세대의 학생수는 27명으로 납읍교 62명과 합치면 학생수가 90명에 달한다.
납읍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99학년도에는 1백6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학교살리기운동’이 완전히 빛을 발하게 된다.
문이상이장은 “다가구주택에 입주하려는 신청자가 50세대에 달해 선정과정에서 애를 먹었다”며 “학교살리기 운동이 성과를 나타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金亨勳기자>
제주종합정보 / 제민일보 등록일 : 97/08/19
97/8/24/22:00 국내 첫 동굴음악당 추진 현행복씨
성악가와 동굴탐험.
어색한 만남처럼 보이지만, 동굴에서 소리를 캐는 음악가가 있다.
테너 현행복(41·제주대강사)씨.
그의 연구실, 연습실은 동굴이다.
굴속에서 무슨 비방의 공력을 얻으려함이 아니다.
그에게 동굴은 연주장 자체다.
제주토박이로 제주대를 나온 현씨는 제주 곳곳에 널린 자연동굴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자며 92년 [동굴소리연구회]를 만들었다.
수산굴 미천굴 구린굴….
방학때 학생들과 찾은 동굴수가 20개.
굴속에서 노래하고 갖가지 악기를 연주하며 울림과 잔향을 체크했다.
이러길 6년간 30차례.
이런 실험을 통해 그는 제주음협이 내는 [제주음악]지에 [동굴의 신비와 자연의 울림]이란 글을 기고, 동굴음악당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태고적부터 동굴은 주거공간이자 문화공간이었어요.
알타미라동굴처럼 벽화가 발견되는 굴에서는 흔히 뼈로 만든 피리나 북이 나옵니다.
선조들도 [토굴독공]이라해서 판소리 창법을 굴속에서 익혔어요."
현씨는 "제주도는 용암굴과 침식굴이 유난히 많은 세계적 관광명소"라면서 "볼거리에 그치는 동굴을 연주장으로 활용한다면 문화관광거리로 제격일것 같아 동굴음악당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흔히 굴속이 왕왕대며 울릴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울림이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잔향과 방음도 뛰어나 연주하는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그는 "동굴 실험결과 성악은 연주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다만 "건반악기나 현악기를 습기탓에 세심하게 다뤄야 하고, 대편성 기악연주는 실험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굴을 본격 콘서트홀로 활용하는 데는 습기 환기 낙석 조명 등 몇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는 것.
현씨가 6년여 실험끝에 찾아낸 [이상적] 연주공간은 북제주군 우도에 있는 동안경굴. 성산항에서 배로 15분 달리면 나오는 우도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해식 수중굴이다.
바다에 맞닿아, 밀물때 동굴입구 윗부분만 보이고, 썰물때면 굴내부가 드러난다.
이 곳 사람들이 [고래 콧구멍]이라 부르는, 우도팔경의 하나다.
현씨는 이 경굴에서 그간의 연구성과를 알리고 검증받는 공개음악회를 9월 3일 오후 3시에 연다.
한국최초의 동굴음악회다.
"굴 내부의 폭 20m, 천장높이 15m, 길이 150m 크기의 너른 광장이 연주장입니다.
바닥이 고르지 못하지만, 3백명이 연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굴도 구경하고 음악도 즐기는 동굴음악회는 음향학적 의미와는 별개로, 제주의 자연환경을 살린 문화관광의 한 모델을 제시할 겁니다"
이날 연주곡은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발췌곡),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박동욱의 [타악기와 인성을 위한 제주민요], 우리가곡 [가고파].
현씨를 비롯, 제주시향단원 등으로 구성된 동굴실내악앙상블, 타악기연주자 박동욱씨가 연주한다.
대한음향학회(회장 나정열)는 경굴음악회에 음향전문가를 내려보내고, 북제주군도 공연을 계기로 경굴을 연주장으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천리안 go cs 97/08/19 17:46:34 김룡운기자】
97/8/22/24:00 제민일보 고대경기자 「신들의 고향」 출간
섬땅 제주는 1만 8천神이 좌정해 있는 신들의 고향이다.
때문에 이 고장에는 신들의 이야기가 풍요롭게 전해온다.
신화는 주민들의 지난한 삶을 평화롭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되고 있다.
지금도 신당(神堂)이 있는 마을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마을굿이 해마다 정초때면 열린다.
제민일보 고대경 차장(41)이 최근 펴낸 「神들의 고향」은 1만 8천 제주 신들의 이야기를 10여년의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지난 95년부터 2년여에 걸쳐 제민일보에 연재했던 기획물을 묶은 이 책은 제주에서 전해지는 신화와 민담·전설을 종합해 연대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제주의 신화는 우리가 삶 속에서 부닥칠 수밖에 없는 많은 의문들에 대해 해학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하게 풀어준다.
부엌과 화장실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조강지처인 부엌의 여신과 시앗인 변소의 여신이 서로 원한을 지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고, 건강했던 사람이 갑자기 숨지는 이유는 저승차사의 전령인 까마귀가 저승으로 데려가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제주의 신들은 가난하다.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 할망은 가난해서 속옷도 입지 못했다.
그녀가 치맛자락을 펼쳐 흙을 나르며 제주도를 만들 때 치맛자락에 난 구멍 사이로 떨어진 3백60여 곳에 떨어진 흙부스러기가 쌓여서 만들어졌다.
수백 명에 달하는 마을 수호신도 대부분 배가 고파 밥을 얻어 먹기 위해 마을로 내려와 수호신이 됐다고 한다.
농경신 자청비는 철없는 소녀였다가 목축신의 농락을 당한후 농염한 여신으로 변모한다.
섬머슴 같기만 한 여자아이 자청비의 기구한 사랑과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은후 세상의 온갖 곡식들을 풍요롭게 하는 농경신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육감적으로 그려있어 호기심을 더한다.
한편 신화에 곁들인 미니해설은 신화속에 담겨있는 주민들의 역사를 족보·향토사 관련 자료들과 대비하며 분석해 신화를 읽어내는 길라잡이 구실을 해낸다.
또 본도 화가 김재경씨의 삽화는 신화의 이해뿐만 아니라 책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민속학자 현용준씨(제주대 명예교수)는 “제주도의 마을 수호신들의 이야기인 당(堂)신화에는 주민들의 애환이 서린 구전역사가 그대로 담겨있다”면서“이 책은 힘겨운 삶을 평화롭고 슬기롭게 극복해온 섬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고 평가했다.
저자 고대경씨는 “섬 대부분의 마을들이 보유한 신당이 지금도 주민들이 신앙하는 살아있는 신을 모신 신성한 장소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며 “수천년간 지탱해온 확고한 뿌리의식은 이같은 민간신앙을 근거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부록으로 제주도 수호신의 계보 및 분포도가 실려있다.
도서출판 중명·값 1만원.
【제민일보 97년8월18일(월)자 10면 김순자기자】
지나간 '지금 제주는~'
